화이트에 입사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 1년간 많이 배웠고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맨 처음 프로젝트에 투입될 때의 설레임과 개발에 임하는 동기(動機)는 많이 줄어든것같다.
아무래도 1년간 적응된 나의 생활패턴이 관성화 되어서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 나에게 얼마전 친구들의 번지점프 여행에 대한 제의가 들어왔다. 국내에서 제일 높았던 62M의 번지점프장이
충북 제천에 있다는 것이었다. 매년 함께 여행을 가던 벗들의 제안이고 여행을 통해 복잡한 생각도 정리하고 쌓였던
스트레스도 날려버리고자 흔쾌히 수락하였다.

때는 바야흐로 2009년 09월 19일 나를 포함한 5명의 친구들은 충북 제천의 청풍랜드를 향해 출발하였다.
서너시간을 달려 멀리서 번지점프대를 보았을때 겉으로는 웃으면서 번지점프 정도야 가뿐히 할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는데 사실 솔직히 아주 많이 두려움에 떨었다;;

도착하자마자 번지점프대에서 떨어지는 멋진 남성의 비명소리가 제천호 전체를 울려퍼지며 극악공포의 번지점프를 실감케 해주었다.



차에서 내려 매표소까지 걸어가는 동안 머릿속에는 단 한가지의 생각만 떠올랐다.
내가 뛸수 있을까? 남자가 한번 마음먹었으면 해내야지 이것도 못하면 못쓸남자닷! 그런데.. 자꾸 손발이 오글오글 머리엔 현기증이.. 내가 뛸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덧 번지점프를 위해 몸에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사고나도 내가 선택한것이니 니책임이라는 아주 무책임한 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몸무게를 잰후 번지점프대로 올라가는 리프트에 몸을 실었다.

내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이 콩알만해지고 그래도 한참을 올라가길래 이제 다 왔겠거니 하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아니 이게 웬걸.. 아직... 반도 안올라갔던것이다.
그리고 다시 아래를 보니 멋지게 뛰어내리려던(복잡했던 머리속을 정리하면서 점프시에 멋진 자세로 자신있게 활강하여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지자던.. )  생각은 없어지고 머릿속이 새하얘지면서 그저 한숨만 나왔다.

손에 땀은 날뿐이고.. 아직도 리프트는 올라가고 있고..

그렇게 몇초간 더 올라가더니 드디어 철컹하는 소리와 함께 리프트의 문이 열렸습니다. 철골구조물로 되어있어서인지 위에서는 바람때문에 번지점프대가 좌우로 조금씩 흔들리고 있고 발 밑으로는 구멍이 송송 나있어서 아래를 쳐다보면 숨이 턱하고 막히는 순간을 경험하면서 점프대 앞에 있는 간이 의자에 앉게 되었다.

총 5명이 리프트를 타고 올라갔는데 나는 그중에서 4번째로 점프를 하게 되었다. 먼저 점프하는 친구는 벌써 로프에 몸을 묶고 안전요원에게 주의 사항을 듣고 점프대로 걸어 나갔다. 점프대로 친구가 나가자 마자 안전요원은 팔을 높이 들고 자신있으면 점프해도 된다는 말만 하고는 바로 카운트를 시작했다.

"파이브, 포, 쓰리, 투, 원! 번지!!!"

나와 같이 두려움에 떨던 친구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번지카운트가 끝나자 마자 멋지게 뛰어내렸다. 멋진녀석!
친구가 뛰어내리고 다음 차례가 다가오기까지의 시간은 1분정도... 이거.. 너무 빨리 내 차례가 다가오잖아!!!

두번째, 세번째의 번지도 성공적으로 끝나고 드디어 ... 드디어 내차례가 되었다.
안전요원이 줄을 내 발목에 묶고 간단한 주의사항을 쏼라쏼라 얘기를 해주더니 점프대의 문을 열었다.
난간에 나가서 발의 1/3을 밖으로 내고 서신후에 두 팔을 높게 들고 계십시오.

한발자국. 두발자국. 그 어떤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눈앞에 펼쳐지는 제천호수의 아름다운 풍경과 더불어 눈 아래에 펼쳐지는 아득한 공간이 나를 반겨주었다. 허리를 굽히지 못하게 안전요원이 등뒤에 무언가를 대주었고 그 즉시 카운트가 시작되었다.

"파이브, 포, 쓰리, 투... 원!"



"번지!!!"

생각은 멎었고 숨도 쉴수 없었다. 두 발이 공중으로 떠오르고 내 몸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오직 중력가속도의 법칙으로 인해 9.8m/s로 떨어지는 내 몸과 두 귀에 들리는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을 듣고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짧은 2초 정도의 시간이지나고 땅에 다다를 즈음 내 몸에 연결되어 있는 줄에 의해 관성의 법칙과 작용반작용의 법칙을 동시에 느끼며 나는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시야가 넓어지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고 내가 날고 있구나 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렇게 자유를 느꼈다.



점프가 끝나고 내려와서 로프를 풀고 물 밖으로 나오는데 따사로운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그때의 그 느낌은 어떻게 표현을 할수가 없었다. 죽었다 살아났다는게 이런느낌인가? 훗.

그리고 몇초 뒤에 카운트 다운 소리가 들려왔고 마지막 차례였던 나의 친구도 멋지게 점프를 하였고,
그렇게 우리는 다섯명 모두 번지점프를 하였다.

짧은 순간의 느낌이었지만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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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류향 2009/11/12 08:37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강원도 인제에 국내최고 높이 63미터 있는데 ㅋ
    저도 올 9월에 여기서 첨으로 뛰어봤는데 장난아니더군요 ㅋㅋ
    좋은 경험 되셨을거에요

  2. 초류향 2009/11/12 08:4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사진찍은 시간보니 같은날 같은시간때네요 ㅋ
    분명히 마주쳤을거에요 넓은곳도 아니니~~

    • 가리한남 2009/12/02 11:31 Address Modify/Delete

      오옷 그런가요? ㅎㅎ

      이런 인연이 있나요.ㅎㅎㅎ

      혹 다음에 또 만나게 되면 번지점프얘기해요 ^^

  3. rince 2009/12/25 10:50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전 100만원을 저한테 준다고 해도 못 뛸거 같습니다.
    게다가 돈까지 내고 뛰어야 한다면 절대 안 뜁니다 ^^;

    • 가리한남 2010/01/06 13:53 Address Modify/Delete

      번지점프가 좀 무섭지요ㅎㅎ.. 올라가서 대기할때는 정말로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요. 그래도 뛰고나면 살았다는 생각에 세상이 달라보입니다.ㅋ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